현대자동차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연구기지를 왜 싱가포르에 만들까?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대규모 해외 연구단지인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건설을 본격화했습니다. HMGICS는 차량 판매부터 관리까지 고객의 생애주기형 차량 이용 형태를 분석해 연구하는 기지와 함께 620m 트랙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이착륙장도 함께 설치한다고 합니다.

 

2022년 싱가포르에 HMGICS가 완공되면 차량 판매와 관리부터 도심형 모빌리티 기술,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UAM까지 통합 연구할 수 있는 유례없는 혁신기지(오픈이노베이션랩)가 탄생합니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이끌 혁신센터를 싱가포르에 짓는 것은 입지조건과 기술인력 확보, 협력 기술기업 유무, 신시장 접근성 등 모든 면에서 이곳이 최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싱가포르 특유의 도심 밀집성은 미래 모빌리티 환경을 테스트 하기에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입니다.

 

 

싱가포르는 입지여건 측면에서 최상의 후보지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고 합니다. 현대차그룹이 생산기지를 보유한 미주나 유럽과 달리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시장은 완성차업체와 카셰어링(차량공유) 업체들이 동시 결합해 진출하는 모양새로 이 관점에서 현대차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차량공유업체 그랩 등과 협업까지 고려했습니다.

현대차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도심형 자율주행 기술 등을 앞세워 동남아시장 공략에 나서기엔 싱가포르가 최적의 전진기지라고 판단한 것 입니다. 미지의 시장인 아프리카 진출도 입지적으로 한국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싱가포르는 물류와 금융, 비즈니스의 허브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트렌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나라보다 높고, 외국 문화에도 개방적입니다. IT(정보통신) 기술에 대한 사회 수용도 어떤 국가보다 빠르다. 동남아 시장에서 최고의 신기술 테스트베드로 불리는 곳 입니다.

싱가포르는 인재 확보에도 강점이 있습니다. 싱가포르는 WEF(세계경제포럼)가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 1위 국가이며, IMD(스위스국제경영개발대학원)가 발표하는 세계 인재경쟁력 순위에서도 아시아지역에 1위(2019년) 국가입니다.

 

싱가포르만이 갖고 있는 '도시형 국가'라는 특징도 매력적입니다. 싱가포르는 작고 복잡한 도시형 국가여서 도심형 모빌리티 환경을 테스트하기에 아주 좋다는 평 입니다. 말 그대로 작고 복잡한 도시 곳곳에서 이것저것 해볼 수 있어 현대차로서는 싱가포르가 연구기지로 최적의 입지라는 판단입니다.

 

현대차는 HMGICS를 통한 미래 모빌리티 가치사슬(밸류체인) 혁신에 다름 아닌 '고객'을 두고 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인간중심의 밸류체인 혁신"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HMGICS를 방문한 고객이 스마트폰을 통해 온라인으로 자동차를 계약하면 곧바로 주문형 생산기술을 반영해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고객은 추후 HMGICS를 찾아 자기 자동차가 생산되는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생산이 완료된 자동차는 곧바로 HMGICS 건물 옥상의 스카이 트랙으로 옮겨지고 고객은 트랙에서 시승 해본 뒤 마음에 들면 바로 차를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

고객 중심의 혁신제조 플랫폼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개발하고 실증하기 위해 HMGICS에 소규모 전기차의 시범 생산체계까지 갖출 방침이라고 하는데요. 이는 고도로 자동화한 생산라인으로 작업과 시스템 통제는 사람이 하되, 어렵고 위험한 작업은 로봇이 수행하는 구조로 인간중심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작업 환경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미래 모빌리티 신사업 발굴과 검증도 HMGICS의 몫입니다. 렌털과 리스 등 배터리 생애주기 연계 서비스인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을 통해 고객의 전기차 구매 부담을 줄여주고, 사용 편의성은 올리는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현대차그룹은 HMGICS에서 싱가포르 유수의 대학들과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과 긴밀하게 협업할 예정인데요. 세계 최고 수준인 난양이공대학(NTU) 등과 공동 연구소를 운영하며, 미래 신산업 분야 산학 과제도 수행하며, 싱가포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스마트시티와 관련한 세부 과제 선행 연구도 가능할 예정입니다.

 

싱가포르 HMGICS에는 현대·기아차 외에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트랜시스 등 현대차그룹 모든 계열사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으로 미래 현대자동차그룹의 핵심 기술들이 이 곳에서 나올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