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말투 따라하는 우리 아이의 이유 그리고 부모의 자세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에게 유튜브를 보여주거나 게임을 하는 거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다른 생활을 못 할 정도로 빠질 정도만 아니면.. 지금 시대에 유튜브를 보고 게임을 하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적성에 맞으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느날 아이가 저와 놀이를 하자면서..  “친구들~ 안녕~ 오늘은 OO을 해볼게요~” 라며 유튜브를 따라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당황스러워 했었습니다..^^;;  이런 표현을 처음 들으면 언어능력이 자랄 거라는 기대를 할 수도 있으나, 아이가 반복해서 이런 표현을 쓰는걸 보게 되면 자칫  나쁜 표현을 배우거나 잘못된 언어습관이 형성되지는 않을지 걱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찾아보다가, 유튜브 말투를 따라 하는 아이의 심리와 솔루션을 알아본 기사가 있어 공유드립니다.

 

원문: 우이 아이가 유튜브 말투를 따라 해요 – 앙쥬

 

출처 - 앙쥬

 

모방은 학습의 어머니

모방은 아이가 세상을 배우는 방법으로, 영유아기에는 엄마 아빠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합니다. 엄마 아빠의 웃는 얼굴을 보며 따라 웃고, 밥 먹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숟가락으로 음식을 떠먹으려 시도하죠. 미국의 심리학자 반두라의 사회학습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사회적 상황에서 모방을 통해 많은 것을 학습하는데,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학습하는 속도가 빠르다고 합니다. 모방에는 언어뿐 아니라 행동, 습관, 가치관 등 아이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포함되는데, 부모와 아이가 말투부터 행동, 습관, 인성이 닮아가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요인 때문입니다. 특정한 상황이 아닌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며 엄마 아빠가 무심코 내뱉은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는 모방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모방 본능은 뇌 속에 분포한 ‘거울뉴런’ 덕분이라고 합니다. 거울뉴런은 다른 사람을 관찰하고 모방할 때 활발하게 반응하며, 이를 통해 그 행동의 의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상대를 따라 하는 것만으로도 타인의 행동을 공감하고 그 행동을 학습할 수 있는 것 입니다. 이는 아이의 사회화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합니다. 소통은 언어로만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중심적인 세상에서 나아가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살아가야 하는 아이는 다른 이들의 몸짓과 행동 등을 보며 차츰 그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시기 아이들이 엄마 아빠, 그리고 영상 속 인물을 따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습니다.

 

Pexels

 

따라 하며 놀아요

모방은 학습뿐 아니라 놀이에도 적용됩니다. 아이들은 생후 12개월 전후로 전(前) 상징기적 행동을 보이며 장난감의 기능을 활용해 놀이를 합니다. 전화를 받거나 청소기를 미는 행동을 취하며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는 것 이죠. 생후 16개월이 되면 놀이의 범위가 다른 사람이나 물체로 확장된다고 합니다. 타인의 행동을 따라 하는 단일 상징행동을 보이는 것. 즉, 아이들의 놀이가 사물을 관습적인 형태로 가지고 노는 단계에서 나아가 다른 대상을 따라 하는 단계로 발달하게 되는 것 입니다.

 

생후 24개월 이후에는 놀이가 좀 더 다양해집니다. 인형을 빗자루로 사용하거나 베개를 사람처럼 여기는 등 물건을 다른 용도로 바꿔 가상놀이를 합니다. 인형을 사람으로 가장해 병원놀이, 마트놀이를 즐기고 친구들과 놀 때도 역할놀이를 즐겨 하게 되죠. 엄마 아빠의 흉내를 내면서 역할놀이를 하거나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말투를 따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여기고 놀이하며 마치 그 대상이 된 듯한 기분과 재미를 만끽하는 것 입니다.

 

Pexels

 

과장된 어른 말투,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이들의 언어 구사력은 날이 갈수록 몰라보게 늘어나고 어휘 양도 급격히 증가합니다. 또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대상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등 적절한 상황과 대상에 맞게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도 발달합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의 과장된 표현이나 다소 격양된 말투가 실생활에서 쓸 수 있는 말이 아닌 놀이에 즐거움을 더하는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다만 상황이나 대상에 부적절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할머니, 할아버지 등 어른과 함께 놀 때 캐리 언니처럼 “친구들~ 오늘은 콩순이 인형이랑 놀아요” 한다거나 어린이집 선생님 앞에서 “개맛있어요” 등과 같은 표현을 쓰면 문제가 되는 것 이죠. 이때는 아이가 잘못된 표현이라는 점을 인지할 수 있도록 알려주고 알맞은 표현으로 고쳐주는 것이 좋습니다. “할머니는 ◯◯를 돌봐주는 어른이야. 그러니까 ‘친구들’ 대신 ‘할머니’라고 얘기해야 해”라거나 “‘개맛있어요’는 안 좋은 표현이야. 안 좋은 표현을 자꾸 쓰면 사람들이 싫어할 수 있단다. ‘엄청 맛있어요’라고 하는 거야” 등과 같이 상황에 맞게 올바른 언어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돕는 것 입니다. 또한 비속어가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은 되도록 피하고, 부모가 함께 보되 평소 아이가 즐겨보는 영상을 모니터링하며 선별해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은 인터넷을 사용하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면서 어린아이들도 온라인상의 신조어를 쉽게 받아들이고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세대에 의미 있는 단어로 활용되고 있거나 또래 간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모르는 것보다 알고 있는 것이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죠.

 

아이들은 언어를 학습할 때 주변 상황에서 어떻게 적절한 말을 사용해야 하는지 배워가는 과정에 놓여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언어에 당황하거나 화내는 대신 발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고, 아이가 적절하고 올바르게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는 것이 현명합니다. 평소 부모의 언어습관이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므로 자신의 말투를 점검해보는 것 도 좋습니다.